3월 새 학기를 기다리며 방학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보통 개학 직전인 삼일절은 등교 준비를 하느라 잊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처럼 현재 우리가 이렇게 민주독립 국가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일제에 항쟁하여 독립을 이뤄낸 많은 독립운동가들과 민주화 운동가들 덕분일 것입니다. 그 의미를 아이들과 새기면서 몸소 그 시절의 역사를 둘러볼 수 있다면, 3월을 시작하는 삼일절이 더 의미 있는 날로 다가올 것입니다. 오늘은 그 역사의 현장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소개하겠습니다.
1.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의 역사적 의미
서대문형무소는 일본제국주의가 지은 근대식 감옥입니다. 1908년 10월 일제강점기 시대에 문을 열어 1987년 11월 폐쇄될 때까지 80년 동안 감옥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백 년이 훨씬 넘는 시간동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만큼 역사의 현장입니다.
옥사는 붉은 벽돌로 지어졌고 수감자를 효과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원형 감옥 형태로 만들어졌는데, 일제강점기에는 식민 지배에 맞선 항일 독립운동가들이 갇혔으며, 해방 후에는 민주화 운동가들이 갇혔던 가슴 아픈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형무소 내부를 돌아보면 아이도 어른도 숙연해지고 가슴 한편이 아려 오기도 합니다.
1908년 경성감옥으로 개소하여, 1912년에는 서대문 감옥, 1923년에 서대문형무소, 1961년 서울교도소, 1967년 서울구치소로 이름이 여러 차례 바뀌었습니다. 그 시절 민주열사와 독립운동가들이 그 안에서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는지 세월이 한참 지난 지금의 우리가 그 속에서 그 발자취를 밟으며 함께 공감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은 그 의미가 있습니다.
1987년 서울구치소가 경기도 의왕시로 이전한 뒤 역사성과 보존 가치를 고려하여 몇 중요 건물을 제외하고 나머지 시설은 모두 철거되었습니다. 이후 서대문구에서는 현장을 보존하고 역사의 교훈으로 삼고자 지금의 역사관을 개관하였으며, 과거의 역사를 교훈으로 삼고 독립운동가와 민주화운동가의 자유와 평화를 향한 신념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박물관으로 많은 국민들과 관광객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2. 관람 정보 및 전시 내용
서대문형무소는 정부수립 5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우리 민족의 독립정신을 배울 수 있는 역사 교육의 장으로 삼고자 1995년 공사를 시작하여 1988년 11월 개관하였습니다. 최근에는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으로 재탄생하여 여러 기획 전시와 특별 전시도 함께하고 있으며, 문화 체험 프로그램과 강좌도 있어 관람객들의 다양한 복합 문화 체험 장소이기도 합니다.
삼일운동 직후 유관순 열사가 투옥되어 숨을 거든 지하 옥사와 감시탑, 고문실, 사형장, 옥사 7개동, 역사전시관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관사와 고문실로 쓰이던 역사 전시관에는 영상 자료실, 강우규 의사의 의거를 재현한 매직비전, 형무소 역사실,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벽관, 독방 등의 옥중생활실 등이 있고, 이 밖에 사형장 옆에 시신을 몰래 버리기 위해 만든 시구문이 복원되어 있습니다.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은 서울시 서대문구 통일로에 있으며, 서대문 독립공원 내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독립공원 주차장에 주차가 가능해 가족들과 주말을 맞이해 방문하기 쉽고,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에서 내리거나 버스를 이용해도 방문이 가능합니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동절기에는 오후 5시까지 하절기에는 오후 6시까지이고 입장마감이 관람 종료 30분 전까지이니 관람시간을 계산하셔서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입장료는 공공시설인 만큼 저렴한 편이고, 경로, 유아, 장애인 등 무료입장 혜택이 많으니 관련 서류를 꼭 지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역사관 내에 사전 예약 시 전시 해설도 이용가능하니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시는 부모님들께서는 이용해 보신다면 아이들이 전문적인 해설과 함께 관람하여 더 흥미로운 관람이 될 것입니다.
3. 관람 후기 및 느낀 점
아이와 함께 방문한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은 입구로 향해가는 그 외벽부터 세월의 흔적이 느껴집니다. 높은 빨간 담벼락 안에서 과거에 얼마나 무시무시한 일들이 벌어졌을지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생각이 들고 마음이 아픕니다. 입구에 들어서서 정면으로 보이는 역사 전시관부터 관람을 시작할 수 있는데 역사해설 예약을 하신 분들은 그 앞에서부터 설명을 들으며 해설자님과 같이 이동이 가능합니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는 식민지 한국을 지배한 최고 통치기관으로 서대문형무소 역시 일제에 반하는 독립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가두고 악행을 자행하며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 수감되었던 악명 높은 감옥이였습니다. 형무소 역사실에서는 과거 1930년대의 형무소의 모습을 재연하여 만들어 놓은 모습이 전시되어 있는데 과연 그 악명에 맞게 대규모의 시설에 놀라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2층에는 서대문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르고 순국하신 독립운동가 5천여 분의 수형기록표 사진이 벽 전체에 전시되어 있는데 너무 앳된 학생들 사진이 많아 마음이 아프고, 그 많은 분들 덕분에 지금 우리가 이렇게 안전하고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서 아이와 함께 잠시 마음으로 감사 인사를 드렸습니다.
지하의 여러 고문실과 그 외 여러 옥사들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게 합니다.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은 서울시내를 다니면서 한 번쯤은 지나쳐봤을 곳입니다. 하지만 마음먹고 들러보지 않은 분들도 많습니다. 삼일절이 오기 전에 우리 민족을 위해 헌신하신 애국지사들을 한 번쯤 떠올려보면서 아이와 함께 방문하신다면 의미 있는 하루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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