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신년 특집으로 방송된 모 방송국의 스페셜 프로그램에서 ‘학원 끊기’ 프로젝트를 본 적이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이기 때문에 어느 가정에서나 일어나는 일이고 충분히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습니다.
저 역시도 학원을 보내지 않고 아이 스스로 학습하는 환경에 대한 필요성을 꾸준히 느끼고 있고 아이와 함께 많은 고민을 하면서 여러 가지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필요에 의해서든 아이가 원하는 방향성 때문이든 학원을 전부 끊을 수 없다면 최소한 학원 선택의 올바른 방법을 고민해 보는 것이 이 시대의 부모로서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1. 학원을 보내는 이유
우리 아이들이 학교나 집 다음으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있다면 학원입니다. 하지만 학원을 왜 가는지에 대한 생각을 해 보는 부모님이나 아이들은 많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학원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는 생각으로 왜 학원을 가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합니다.
먼저 악기나 운동처럼 예체능 과목은 아이가 원한다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때도 시나 구에서 운영하는 도서관, 문화센터 등 공공시설에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많이 있으므로 학원 등록 전 알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공시설의 프로그램들이 사설 학원보다 오히려 강사진의 수준이 더 높은 곳도 많고, 비용 역시 많이 차이 나기 때문입니다.
학습에 관련된 과목은 학원을 고민할 때 목적이 분명한 것이 좋습니다. 특히 유의해야 할 점은 주변에서 다들 보낸다는 이유나, 부모의 불안한 마음으로 급하게 학원을 선택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학원 등록 전 아이와 사전에 충분한 대화를 통해 아이가 학원을 가고 싶어 하는 이유나, 혹은 부모님이 학원을 갔으면 하는 이유를 서로 공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목적이 학교 진도를 따라가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선행을 위한 것인지 확실해질 때 선택할 수 있는 학원 또한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2. 학원 선택의 기준
아이와의 충분한 대화로 학원의 필요성을 느끼고 그 목적을 분명히 했다면 다음으로 어떤 학원을 선택해야 할 것인가 기준을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첫 번째로 아이의 학년에 따라서 기준이 달라야 합니다. 초등 저학년이라면 학습 습관을 잡아주고 공부에 재미를 붙일 수 있게 활동적이고 참여도가 높은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진 학원이 좋습니다. 초등 고학년이라면 체계적인 커리큘럼으로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결국에는 자기 주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이끌어 줄 수 있는 곳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두 번째로 학원의 전반적인 교육 가치관이 부모님의 교육관과 일치하는지가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원장님과의 직접적인 상담이 중요합니다. 주변 어머니들의 소문이나 다른 아이들이 선호하는 곳이라는 막연한 기대감보다는 직접적인 상담으로 학원에서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학원 교사의 자질이나 성향도 파악이 되고 티칭 스타일도 알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학원의 규모에 따른 차이점을 파악하고 우리 아이에게 어떤 부분이 잘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원 유형은 학생 수에 따라 대형 학원과 소형 학원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대형 학원은 많은 수의 다양한 강사진과 체계가 잡힌 시스템으로 안정적으로 학습이 가능한 장점이 있고, 소형학원은 학생 개개인에게 맞춘 세심한 관리가 가능하고 친화적이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아이마다 필요하고 잘 맞는 곳이 다르기 때문에 부족한 점을 잘 메워줄 수 있는 곳을 선택할 수 있도록 고민하는 것이 좋습니다.
3. 내 아이에게 맞는 학원
아이와 함께 학원을 가야 하는 이유를 파악하고 학원을 선택하는 큰 기준을 세웠다면 마지막으로 내 아이에게 맞는 학원을 잘 선택해야 합니다.
요즘은 MPTI 공부법이 나올 만큼 아이들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시 되고 있습니다.아이들은 모두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고 그 성향에 따라서 잘 맞는 공부법 또한 다릅니다. 적극적이고 활발한 아이는 사람들과 어울려 공부하는 것이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고, 소극적이고 부끄러움이 많은 아이는 직접적인 대면 수업보다는 인강이나 비대면 수업 또는 일대일 방식의 수업이 효율을 높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주변의 반응보다는 내 아이를 잘 알고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학원을 선택하는데도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학원의 수업에 대한 꼼꼼한 파악이 필요합니다. 체험수업이 있으면 참여해 보고 수업의 수준이 너무 높거나 쉽지는 않은지 아이에게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학원의 숙제 양과 수준이 아이에게 적당한지도 미리 점검해 봐야 아이가 효율적으로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학원을 선택하고 아이를 등록시키고 나면 부모님들은 맘을 놓고 안심하십니다. 하지만 좋은 학원을 선택해서 다니는 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은 학원을 다녀오는 것만으로도 공부를 했다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결국 공부는 본인이 하는 것이고 학원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 본인의 것으로 만드는 것 역시 아이의 몫입니다. 학원을 다니기 전 많이 고민하고 선택했던 것처럼 학원을 다니는 중에도 잘 살펴보고 관리해서 결과적으로는 자기주도 학습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