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 시작되고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났습니다. 특히나 겨울 방학은 날씨 탓에 야외 활동이 쉽지 않아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습니다. 집안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 일정 시간은 과제나 학습으로 보낼 수 있지만 그 외 시간은 의미 없이 보내거나 영상 시청과 게임으로 흘려보내기 쉽습니다. 사실 아이들은 부모님과 함께 노는 것을 좋아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그럴 수 없을 때 자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영상 시청에 방치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방학 아이와 함께 집안에서 할 수 있는 실내놀이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몸으로 말해요
실내에서 하는 놀이이지만 아이들은 가만히 앉아서 하는 놀이에는 금방 흥미를 잃고는 합니다. 그래서 움직임이 있으면서 실내에서도 가능한 놀이를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몸으로 말해요>는 방송에서도 많이 소개되었던 놀이여서 아이들도 부모님들도 쉽게 할 수 있는 놀이입니다. 먼저 종이에 여러 가지 단어들을 적어서 상자나 바구니에 접어 넣습니다. 그리고 순서대로 차례가 오면 종이를 하나 뽑아 설명하는 것입니다. 이때 말이나 소리는 전혀 내지 않고 오로지 몸으로만 표현합니다. 직접적으로 글자를 써 보이는 행동도 당연히 해서는 안 됩니다.
말없이 행동만으로 여러 가지를 표현하다 보면 답답하기도 하고 어쩌지 못해서 당황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하지만 그러면서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를 떠올려 표현하고 땀까지 흘리며 최선을 다해 설명합니다. 아이는 창의적이고 기발한 생각들이 머릿속에 가득 차며 재미를 느낍니다. 그리고 본인의 설명으로 정답이 나왔을 때 기쁨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큽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부모님과 아이들은 말로 서로의 의사를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말이 없어도 표정과 몸짓만으로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다는 느낌은 부모와 자녀 사이에 더욱 친밀함을 느끼게 해줍니다. 아마 이 놀이 이후에는 사랑한다는 말을 몸으로 표현해 주는 아이를 만나실 수 있을 것입니다.
2. 미션 수행하기
집안 소파에서 늘어져 있는 아이를 보고 게으르다고 생각하신 적 있나요? 하지만 아이들은 부모님 생각처럼 게으른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에 재미를 찾지 못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아이들에게 재미를 주면서 무엇인가 해냈다는 성취욕도 느끼게 해 줄 수 있는 놀이로 <미션 수행하기> 놀이를 추천합니다.
<미션 수행하기>는 집안에 있는 물건으로 부모님과 아이가 함께 코스를 만드는 것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면 책을 바닥에 일정한 간격으로 놓아서 징검다리를 만들고, 훌라후프를 소파에 기대어 세워놓아 터널을 만듭니다. 그리고 집안에 있는 블록으로 탑을 쌓을 준비를 해놓고, 종이컵과 탁구공을 준비해서 넣을 수 있게 해둡니다. 모든 코스 준비는 아이와 함께 의논해서 만들고 코스가 완성이 되면 타이머를 켜고 누가 더 빨리 완성도 있게 모든 단계를 끝내는지 미션을 수행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아이만 시키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도 반드시 함께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중간에 실수하고 당황하면서도 끝까지 해내는 부모님을 보면서 아이는 더욱 열심히 최선을 다하게 되고 부모님께 친근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이가 미션을 더 빨리 수행했다면 부모님을 넘어섰다는 기쁨도 느끼면서 무엇이든 노력하면 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길 것입니다. 무엇보다 아이는 부모님과 놀이의 계획, 설계, 체험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 했다는 사실에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3. 보드게임
활동적인 놀이를 끝냈다면 정적인 놀이도 즐겨야 합니다.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게임이나, 모바일로 간편하게 할 수 있는 게임들이 많이 있지만 시중에는 아이와 쉽게 할 수 있는 보드게임들이 많이 나와있습니다. 초등 저학년이라면 <원카드>와 같은 간단한 카드게임이 가족 여러 명이 함께 하기에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장의 카드를 뒤집어 놓고 순서대로 뒤집으면서 같은 카드를 찾아내는 카드게임은 아이들의 기억력 향상에도 도움을 주는 흥미로운 보드게임입니다.
초등 중학년 이상이라면 <루미큐브>나 <쿼리도>와 같은 두뇌게임도 생각보다 아이들이 즐깁니다. 같은 게임이지만 온라인 게임이 빠른 영상으로 즉각적인 쾌락을 추구한다면 보드게임은 아이들이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사고력 향상에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이 외에도 가까운 서점에 가보면 속담이나 영어단어 등의 학습에도 도움이 되는 보드게임들이 많이 나와 있으니 아이와 함께 방문해서 선택해 본다면 아이도 더 흥미를 가지고 참여할 것입니다.
긴 겨울방학 기간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힘들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아이가 커가면서 이렇게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점점 적어진다는 생각도 듭니다. 중학생만 되어도 교우관계가 더 중요한 아이들은 여가 시간을 친구들과 보내는 경우가 생겨나고, 그렇게 아이는 서서히 부모와의 관계만이 아닌 사회적 한 인격체로 자리 잡아갑니다. 그래서 얼마 남지 않은 이 시간이 더 소중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소개한 집안 놀이들로 아이와 더 가까워지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